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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별 7개 영화 (인생영화)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 최고의 로맨스 영화

by 체렌 2021. 4. 20.

성숙하고 현실적인 로맨스 영화


주의) 영화 리뷰를 위해 약간의 스포가 있습니다


> 영화 소개

 전 여자 친구에게 큰 상처를 받은 재훈(김래원)

신입사원을 축하하는 회식자리에서 전혀 즐겁지 않은 상태로

시간을 보내고 있던 중 선영(공효진)은 신입사원으로 들어와 회식에 같이 참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전 남자 친구한테 프러포즈를 받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 둘의 관계를 모르고 상황만 보면

기억에 남을 감동적인 프러포즈지만

선영 입장에선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을 프러포즈가 된 셈이다

 

그렇게 서로가 이성에게 상처가 깊은 이 둘이

같은 부서의 팀장과 사원의 지위로서 술 먹고 진상 부리는 주사로 인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조금씩 가까워진다..


> 대부분의 상처는 인간관계

 사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건 서로 같은 상처를 받은 사람끼리

물론 여자는 남자한테 남자는 여자한테 받은 상처가 완전히 같진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당한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안다고 생각한다

 

영화에서도 그 모습을 정말 잘 보여줬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상처 받은걸 술로 풀어가면서

필름이 끊길 때까지 먹다 보니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잦아진다

그러다 재훈은 술 먹고 필름이 끊긴 날 저녁에 선영과 2시간 동안이나 통화를 했지만

통화한 사실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재훈은 선영에게 2시간 동안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은 게 분명하다

선영 입장에서 직장상사에 아무도 자기 얘기 안 들어주면서 울고 있는데

무슨 말하는지 들어나 보자는 심정이었을 것 같다

 

그런데 이를 계기로 재훈은 오히려 이미 자신이 힘든 부분을 알고 있으면서

자신과 똑같은 상황에 놓인 선영과 자주 붙으면서 

서로에 대해 더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다

 

사람은 자신과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법이라는 걸 보여준 장면이고

그 이후에 장면도 여러모로 인상적이다

 

서로가 술 먹고 만취상태가 되면 다른 사람에게 전화하고 헛소리하는데

다른 사람 입장에서 정말 귀찮은 주사가 아닐 수 없다

 

근데 이 두 사람이 몇 번 실수로 자신이 가진 아픔을 서로 공유하는 과정에서

한쪽에서 기억하고 말을 꺼내기 시작하니까

서로 술 먹으면서 안 먹거나 만취한 척하면서 

상대가 내가 한 짓을 기억 못 할 거라고 생각할게 방심하게 만드는 방법도 쓴다

 

그러다 보니 서로 모르는 게 없는 사이가 돼버리는 과정이 생기는데

참 한국인 특징에 잘 맞는 장면이라고 생각이 든다


> 남이 때렸다고 너도 때릴 거야?

 선영은 회사에서 재훈과 이상하게 엮이고 이 회사 오기 전에도

전 회사에서 직장상사랑 엮여서 꽃뱀취급을 받으며

인터넷에서도 유명하게 회자되면서 신상까지 털리고 결국 퇴사해

지금 있는 회사에 오게 되었는데

문제는 이 사실을 선영이 없는 단톡 방에 얘기해야 되는데

실수로 선영이 있는 단톡 방에다 뿌리는 바람에

그때 회사 분위기가 굉장히 싸늘했다..

 

사실은 억울하게 선동당해서 정치질 당해 순식간에 신상이 털린 문제인데

그게 인터넷 특징상 한쪽 입장만 들어버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이미 선영은 더러워질 만큼 더러워진 것이다

물론 뒤늦게라도 수습하며 주변 사람에게 아니라고 부정하지만

이미 형성된 여론을 뒤집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선영은 퇴사하고 선영 없는 선영 송별회를 하는데

그때 선영은 주인공이 맞지만 다른 의미로 주인공처럼 당당히 회식에 참가했다

 

선영은 술에 조금 취한 컨셉으로 자신에 대한 소문을 알아내고 퍼뜨린 사람 자리에 가서

조금씩 회사 내에 비밀을 얘기하면서 자신에게 왜 그랬냐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다른 사람이 이를 말리면서 이렇게 하면 너도 똑같은 사람이 된다고 하자

거기서 선영이 했던 대사가 정말 마음에 와 닿았다

"근데 당하면서 살면서 정신승리하느니

저도 그냥 똑같은 인간이 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요"


> 마무리

 솔직히 영화 고르면서 로맨스가 보고 싶어서 생각난 영화이긴 한데

해바라기에 나온 김래원과 공효진의 조합이 전혀 상상이 안 가고

내가 바라던 로맨스가 아닐 거라는 생각에 다른 거 보고 싶었는데

뭔가 안 보면 계속 생각나기도 할 듯하고 한번 꽂힌 건 봐야 하는 성격이라

오랜만에 치킨과 함께 영화를 봤는데 내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던 핑크빛 로맨스는 아니었지만

재밌는 요소도 있었고 서로 같은 상처를 받은 사람끼리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풀어가는 전개가 인상적이고 후반부에 나오는 현실적인 팩트는

내 영화 역사상 길이길이 남는 로맨스 영화가 되는 요소가 되었다

한 줄 평: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오는 사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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